전적 신뢰가 신앙의 출발이다 (눅 5:1-6)

찬송 214장

기도 맡은 이

낡은 악기라 할지라도 누구의 손에 들려지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비전문가 아무리 낡은 악기를 갖고 애를 쓴다고 할지라도 변변한 소리 하나 내지 못하나 전문가의 손에 들려지면 오래 된 것에서 묻어 나오는 소리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모양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기술과 나름대로의 능력을 인정받고 살아왔지만 어느 한순간에 그 전문적인 기술과 능력과 노하우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때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겠습니까?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베드로 역시 고기를 잡는 것에 전문가입니다. 고기 잡는 어부의 영역에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던 베드로가 어느 날 고기 잡기 위하여 그물을 치고 밤을 지새우며 수고하였지만, 그날에는 빈 그물이었습니다. 얼마나 자존감이 낮아지고, 초라하였겠습니까? 그런 마음과 함께 새벽에 그물을 씻고 있을 때 어느 젊은이가 와서 배를 타더니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것입니다. 이 젊은이의 권고를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겠습니까?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베드로에게 이러한 권면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말씀하시는 그 분의 명령에 따라 조금 전에 정리하였던 그물을 다시 내려 고기를 잡으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더 큰 은혜는? 베드로 본인이 갖고 있는 전문성을 동원하여 다시 고기 잡는 그물을 내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 베드로의 선언은 나의 전문성을 다 포기하겠다하는 반응입니다. 그리고 베드로는 누가복음 5장 5절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만은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어느 누가 그 순간에 처음 보는 사람의 권면에 이렇게까지 다 내어 놓고 동의할 수가 있습니까? 이 순간에 베드로의 모양에서 그는 신앙적인 인물이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당시만 하여도 베드로는 아직 예수그리스도를 알지 못하였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열정으로 말씀을 전하시는 주님의 모습 앞에 스스로 결정적인 선택을 합니다.

첫째로, 자기포기입니다.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신앙의 첫 순서는 자기포기입니다. 깊이 있는 신앙의 자리로 나아가기 위하여서는 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얼굴이 화끈 거릴 만큼의 자기포기가 아니고서는 결코 신앙의 자리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오늘날 자기 자신을 내어 놓는 것은 그리 쉽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오늘날 우리에게 우리 자신을 내어놓으라고 권면합니다. [십자가 구원 사건]은 예수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 됨의 자리를 내어 놓음으로서 시작 되었습니다. 십자가는 그리스도가 자기포기의 사인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지금 나의 얄팍한 자존심이 들어있는 그 모든 것을 내려놓길 소망합니다. 나의 것을 내려놓는다고 하여서 부끄러움이나 다른 사람 앞에서의 초라함으로 여기지 말고, 철저히 내려놓음으로써 위대한 십자가 구원 역사가 만들어진 것을 기억하며, 나의 것을 내려놓은 이 사순절이 되길 소망합니다.

두 번째로, 날마다 주님 앞에서 나를 보는 일입니다. 베드로는 고기를 잡지 못하여 실망의 자리가 자기를 싸맬 때 주님의 명령에 따라 그물을 다시 내렸고, 그것을 통해 많은 고기를 잡았을 때 베드로는 누가복음 5:8절을 통해 이렇게 고백합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시몬 베드로는 그 승리의 순간에, 그 많은 고기를 잡은 순간에, 그물이 찢어 질 만큼의 수확을 거둘 때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자기 자신을 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은 이런 상황에 처하면 자기 자신을 보지 못합니다. 승리한 다음에 자기를 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승리로 인하여 자기 공로만 보일뿐이지 진정 나 자신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순절은 나를 보는 시간입니다. 십자가 앞에서 내 모양을 관찰하는 거룩한 시간입니다.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나를 깊이 바라보지 못하는 것에 타협하지 말고, 예수님처럼 십자가 지시기 전날 밤에 밤을 지새워가며 하나님 앞에 기도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신 것처럼 주님 앞에 나를 바라보는 거룩한 고난주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비록 상황이 안 좋고, 먹구름이 끼인 것 같아도 자신을 볼 수만 있다면 그래도 소망은 있습니다. 집 나간 둘째아들 탕자가 갑자기 자기를 보고, 아버지 품으로 돌아오는 회복이
일어난 것처럼 오늘날 나를 바라보고 하나님을 찾아가는 거룩한 사순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오늘 말씀을 통해 무엇을 깨닫게 되었습니까?
1. 말씀 붙들고 살아가는 가운데 지난 한 주 내게 주신 하나님 은혜는 무엇인지 나눠 봅시다.
2. 오늘 말씀처럼 주님 앞에 내려놓지 못하고 여전히 붙자고 있는 것은 없는지 나누어 봅시다.

❏ 특별히 속회 안에 돌봄이 필요한 지체를 위해 다함께 중보기도 합니다.
❏ 한국교회를 보살펴주시사 세상의 공격과 차가운 눈길에 위축되지 않고,
더욱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중보합니다.

❏ 헌금찬송 : 50장
❏ 마침기도 : 속장 혹은 맡은 이

❏ 금주 속회 실천사항 나누기
– 침체된 나의 신앙을 회복하며, 의미 있는 사순절을 보내길 바랍니다.
– 종려주일(12일)과 부활주일(19일) 예배는 각 교구 시간에 나오셔서
예배드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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